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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수리온부터 K9까지 글로벌 무대 맹활약… 진격의 'K-디펜스' [2018.06.21 / 한국경제]
작성일 2018.07.05 조회수 2264

防産 수출기업이 뛴다 

작년 방산 수출액 32억달러 
2016년보다 26%나 '껑충' 
수출길 넓히는 국방예산도 급증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지난 5일 예고 없이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 나타났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참석차 방한한 두테르테 대통령이 국방부를 깜짝 방문한 것은 한국 무기 때문이었다. 이런 뜻을 전달받은 국방부는 청사 앞 연병장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만든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 등 다양한 국산 무기를 급히 전시했다. ‘K-디펜스’라고 불러도 될 만큼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한 한국 방위산업의 발전상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헬기, 자주포에 제트엔진까지 
 

 

두테르테 대통령은 귀국하자마자 바로 수리온 구매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당초 필리핀은 캐나다와 2억3300만달러(약 2525억원) 규모의 ‘벨 412’ 헬기 16대 구매계약을 체결하려다 파기했다. 이후 필리핀 정부는 한국, 중국, 러시아, 터키 등으로 눈을 돌렸다. 이런 경쟁에서 한국이 최종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커졌다.

에르모게네스 에스페론 국가안보보좌관은 “가장 중요한 것은 헬기 품질과 애프터서비스”라며 “벨은 6명만 태울 수 있지만 수리온에는 16명이 탑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벨 헬기 구매예산이면 수리온 10~12대를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필리핀은 ‘K-디펜스’의 단골 중 하나다. 필리핀은 지난해 FA-50PH 12대를 구매하는 등 한국 방산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FA-50PH는 KAI와 미국 록히드마틴이 공동개발한 고등훈련기 T-50에 무기를 장착한 경공격기다. T-50은 필리핀뿐 아니라 인도네시아와 이라크 태국에서 인기를 얻으며 총 64대가 해외에 팔렸다. KAI는 350여 대 규모의 미국 공군의 차기 고등훈련기(APT)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사업을 수주하면 역대 최대 방산수출 기록을 쓰게 된다.

한국 방산 수출을 이끄는 건 T-50과 수리온만이 아니다. 두테르테 대통령도 방한 당시 다양한 한국 무기를 살펴봤다. 방산업체인 S&T모티브와 다산기공이 제작한 소총과 기관총, 함대함 미사일인 해성, 청상어 어뢰, 한국형 GPS 유도폭탄인 KGGB 등이 관심 대상이었다. 

한화지상방산이 만든 한국형 자주포 K9은 이미 세계적 무기 반열에 올랐다. 2001년 처음 터키에 수출한 뒤 지금까지 500문을 해외에 팔았다. 금액으로 치면 14억5000만달러(약 1조6000억원)다. 작년 12월엔 노르웨이 국방부와 2020년까지 K9 자주포 24문, K10 탄약운반 장갑차 6대를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다. LIG넥스원은 국내 최초로 남미와 아시아 국가에 최첨단 대함·대공 유도 무기를 수출하고 있다.
 
부품 경쟁력으로 세계화에 성공한 기업도 적지 않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980년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과 힘을 합쳐 F-5 제공호용 제트엔진을 생산했다. 1986년엔 KF-16 전투기의 최종 조립업체로 선정됐다. T-50을 비롯한 국내 공군의 주력 항공기 엔진과 수리온의 국산화 엔진을 생산 중이다. 한화시스템도 수리온과 T-50 사업 등에 참여하고 있다

 

부품 국산화 통해 수출 길 확대 

한국 기업들의 활약으로 방산 수출은 늘고 있다. 2016년 25억달러였던 방산 수출액은 지난해 31억9000만달러로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핀란드와 노르웨이 같은 유럽 시장에서 선전했다. 

정부도 한국 방산 수출을 뒷받침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방산 수출액을 2022년까지 50억달러로 늘리는 방위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마련했다. 수출 길을 넓히기 위해 부품과 장비 국산화에도 힘쓰고 있다. 해외에서 수입하는 무기를 국산화해 경쟁력을 키운 뒤 수출 제품으로 육성하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국방예산을 늘리고 있다. 올해 국방예산은 43조2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9% 늘었다. 2009년(7.1%)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연평균 국방예산 증가율(약 5%)을 훌쩍 뛰어넘는다.
 

 

국방예산은 크게 방위력 개선비와 전력 운영비로 나뉜다. 전력 운영비는 현재의 병력과 장비를 유지하는데, 방위력개선비는 신규 무기 도입과 기존무기 개량에 쓰이는 비용이다. 국방부는 방산과 밀접히 관련된 방위력 개선비를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국방예산 중 방위력 개선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31%에서 내년 33%까지 늘고, 2023년에는 37%로 확대된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지난 5월 “2006년에 방위력개선비와 전력운영비 비율이 34 대 66이었는데 장관이 되고 다시 보니 30 대 70으로 거꾸로 갔다”며 “문재인 대통령께 방위력 개선비와 전력운영비의 비율을 36 대 64로 맞춰 전력 투자를 확실히 증강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국방개혁 2.0이 완성되는 2023년에는 전시작전통제권이 환수되고 주변국에 대해 완벽한 국력을 과시할 만한 군사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방침대로 방위력 개선비가 늘어나면 국내 방위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출처 | 2018.06.21 한국경제 ▶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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