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소식

제목 스마트 전장과 드론 테러...4차 산업혁명 앞둔 전세계 군사기술 현주소는 [2020.08.09 매일경제]
작성일 2020.08.10 조회수 2340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다가오면서 인공지능(AI)은 인간의 삶 전반에 걸쳐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방산 업계도 마찬가지다. 이미 많은 무기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화되고 있고, 점차 AI가 접목되고 있다.

중동 한복판에서 적대국가 레바논, 시리아에 둘러싸여 이란 위협까지 받고 있는 이스라엘은 모든 신무기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이런 위협에도 끊임없이 생존할 수 있던 원동력은 기술과 혁신만이 살길이라는 자세가 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강국으로 불릴 수 있었던 것도 국방 관련 기술 개발이 상용화되면서 나온 부수적 결과다.

한국은 지난주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을 통해 고체연료 사용 제한이 완전히 해제됐다. 이에 따라 다양한 발사체 개발을 통해 우주 개발뿐만 아니라 군사용 미사일 개발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해외 무기 수입 비중이 높았던 우리나라이기에 전략무기 국산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방산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이스라엘의 대표 방산업체는 라파엘이다. 라파엘은 1948년 이스라엘 건국 당시 국방과학연구소로 시작된 국방산업체로, 본사는 이스라엘 북부에 있고, 직원 8000명 정도가 있다. 미사일부터 전자전투시스템(Electronical warfare), 사이버 보안, 우주 무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방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방산 강국인 이스라엘의 방산업체 중에서도 가장 선두 자리에 있는 라파엘은 현재 전 세계 군사 기술의 변화를 어떻게 주목하고 있는지, 어떤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개발하고 있는지, 라파엘의 핵심 무기와 기술들에 대해 기드온 와이즈 라파엘 부사장에게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국도 라파엘에서 무기를 구매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에서는 스파이크 대전차 미사일, 스파이스 공대지 미사일을 도입했다.

두 가지 미사일 모두 정밀 타격 유도 미사일로, 스파이크 미사일은 2013년에, 스파이스 미사일은 2016년에 도입했다.

※우리나라 공군은 2013년에 북한 해안포를 타격할 목적으로 스파이크 대전차 미사일을 구매해 서북도서에 배치했다. 미사일 앞에 장착된 광학전자센서로 표적을 보면서 타격할 수 있어 갱도에 숨겨져 있거나 산 같은 장애물 뒤에 위치한 해안포를 정밀 타격할 수 있게 됐다. 도입 이전까지는 백령도와 연평도에 배치된 K-9 자주포로는 정밀 타격이 불가능했고, 공군 전투기 F-15K나 KF-16으로는 출격 시간 때문에 즉각적인 타격이 어렵고 기상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스파이스 미사일은 스파이크 미사일과 같은 정밀유도 미사일로 일반 전투기에 장착할 수 있다. 우리나라 공군은 2016년 주력 전투기 KF-16의 원거리 타격 능력 강화를 위해 스파이스 2000을 도입했다. 전 세계 방위산업의 변화 양상과 그에 따른 라파엘의 핵심 기술은 무엇인가.

점차 모든 무기와 시스템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화되고 있다. 전투 실전에서는 첩보 수집부터 전달까지 아주 빠르게 이뤄져야 하기에 꼭 필요한 부분이다.

라파엘에서는 전투 상황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Bnet을 개발해냈고, 이는 라파엘의 가장 뛰어난 기술이다.

Bnet은 전투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자신이 소지한 장치나 기기를 통해 데이터, 오디오, 영상 등을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별도의 네트워크를 구성해준다. 전 세계 어느 나라 어느 곳에 있든 송신탑이나 위성 같은 인프라스트럭처 없이도 서로 연결이 가능하다.

이전에는 정찰기, 지휘통제소, 전투기 등이 음성이나 정보를 무전을 통해 수동으로 주고받았다. Bnet으로는 정찰기 카메라에서 보이는 영상을 지휘통제소, 전투기, 전투에 참여한 군인 개개인에 이르기까지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모든 군 작전에서 보다 빠르게 상황을 판단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스라엘군은 Bnet을 Global Link라는 이름으로 이미 15년간 사용하고 있으며, 공군의 군사 장비들이 Global Link로 연결돼 있다. 평상시 서안지구 위에 첩보 풍선을 띄우는 것에서부터 가자지구에서 날아오는 로켓 감지 및 방공시스템 아이언 돔 즉시 가동, 전투기나 UAV를 이용한 가자지구 및 시리아 내 이란 기지 폭격까지 실전에서 Global Link가 사용되지 않는 곳이 없다.

해외에서는 콜롬비아와 필리핀 공군이 Bnet 솔루션을 구매했다. 모든 기기를 연결하는 데에는 항상 보안이 문제가 되는데, Bnet에는 어떤 보안 장치가 있는지, 특별한 점은 무엇인지 설명해달라.

Bnet은 오픈 아키텍처로 개발돼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각 나라에서 요구하는 규격의 주파수와 암호화 기술을 직접 프로그래밍해 넣을 수 있다. 어느 나라에서든지 사용자가 자신의 환경에 맞게 독립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다른 장점으로는 오픈 아키텍처로 옛날 장비도 호환이 가능하게 해준다. 사용자가 Bnet을 사용하기 위해 기존의 모든 장비를 한꺼번에 다 바꿔야 하는 것이 아니기에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또 Bnet 네트워크를 통해 영상, 음성 등 빅데이터를 주고받는 데에는 AI가 적용된 파이어 위버라는 소프트웨어가 사용된다. 분류, 식별, 센서 투 슈터(Sensor to Shooter)에 이르기까지 모든 첩보가 AI를 통해 분석돼 관계된 모든 사람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해준다. 미사일에도 AI가 적용돼 있다고 들었다.

스파이스 공대지 미사일은 스파이스 2000, 1000, 250 세 가지 모델이 있다. 스파이스 미사일은 머리 앞부분에 광학전자센서를 탑재한 세계 최초 AI 미사일이다. 보이는 정보를 분석해 스스로 목표물을 찾아내고, 마지막 종착지를 선택한다. GPS 정보나 파일럿이 관여하지 않아도 모든 결정을 스스로 내릴 수 있다.
 

 

 
 


또 ATR(Autonomous Target Recognition) 기능이 추가돼 파일럿의 판단을 돕는다. 예를 들어 파일럿이 사전정보가 없는 지역에서 작전을 수행할 때 미사일이 직접 여러 대상 중 원하는 목표물이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판단해 파일럿에게 알려준다. 미사일계의 최첨단 기술 혁명이다.

스파이스 250에는 통신장치를 추가해 발사된 이후에도 파일럿이 타깃을 바꾸거나 중단시킬 수 있으며, 가는 경로, 격추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움직이는 목표물 또는 확인되지 않은 장소에 있는 목표물을 맞혀야 할 때 뛰어나다. 탄두가 작아 부수적인 피해를 줄이고 정확히 원하는 목표만 제거하고자 할 때에도 적합하다.

스파이크 미사일 역시 광학전자센서가 장착된 AI 미사일로, 스파이스보다 작은 전술형 미사일이다. 전차·헬리콥터, 일반 전투기에 장착해 사용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해군 군함과 159 헬기에 사용하기 위해 도입했다.

※2019년 한 해만 해도 이스라엘은 시리아 내 이란 기지를 200번 넘게 공습했다. 이로 인해 이란 주요 시설이 파괴되고 친이란 군인이 사망하는 일이 수시로 일어나고 있다. 이란에서도 핵시설에 여러 번 폭발이 일어났다. 폭격 당한 국가는 늘 그렇듯 이스라엘이 배후라고 지목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지만, 대부분 이스라엘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의 AI 미사일 기술은 실전에서 계속 사용되며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전 세계 전투 양상의 큰 변화 중 하나로 드론을 이용한 공격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올 1월 사우디아라비아 유전 폭발도 군사용 무인정찰기(UAV)가 아닌 상업용 DJI 드론에 폭발물을 달아 공격했다고 들었다.

이스라엘에도 시리아와 레바논에서 정찰용 무인기가 종종 국경을 넘어온다. 가자지구에서도 인화물질을 매단 연, 풍선, 드론을 이스라엘로 날려보내 수많은 산림과 농경지가 불에 탔다.

라파엘은 일찌감치 안티 드론 시스템 개발을 시작했고, 기존 무기에 적용했던 차별화된 기술을 접목해 2016년 4월 `드론 돔`을 완성해 대중에게 공개했고, 올 초 레이저를 사용한 하드 킬 기술을 추가했다. 어떤 차별화된 기술이 사용됐는가?
 

 

 
 


일반적으로 안티 드론 시스템은 감지·식별·무력화 단계로 구성된다.

감지 단계에서는 무선전파 감지기와 레이더 감지기를 동시에 사용한다. 무선전파 감지기를 통해 조종사와 드론 간에 주고받는 신호를 감지해 드론 방향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무선전파 신호 방향을 탐지함으로써 조종사의 위치까지 파악해낸다. 그러나 조종사가 미리 프로그램을 입력해놓은 드론을 날리면 무선전파로는 감지할 수가 없다. 이에 특별한 레이더 감지기를 개발해냈다.
 

 

 
 
 

 

 
 


두 방식이 조합된 감지 시스템은 모든 날씨에 적용이 가능하며, 최대 감지 반경이 360도 방향에 8㎞이고, 손바닥보다 작은 0.002m^2 나노 드론은 3.6㎞까지 감지할 수 있다. 또 공항 관제탑에서 항공기들의 정확한 위치를 추적하기 위해 사용하는 TDOA(Time Difference Of Arrival) 다중센서 기술을 사용해 날아오는 드론의 위치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해낸다.

식별 단계에서는 스파이스 미사일에 사용한 것과 같은 광학전자센서를 사용한다. 비행 물체가 다가오면 자동으로 정체를 확인해 어느 회사 제품인지 식별할 수 있다.
 

 

 
 


무력화 단계에서는 무선전파와 GPS 신호를 재밍, 해킹하는 소프트 킬 방식과 고성능 레이저로 드론을 파괴하는 하드 킬 방식 두 가지를 모두 사용한다.

무선전파 재밍을 이용해 조종사와 드론 간 신호를 끊을 수 있고, GPS 재밍을 이용해 드론을 물리적으로 추락시킬 수도 있다. 또 무선전파 신호를 해킹하는 스푸핑 기술을 사용해 드론을 안전한 장소로 이동시키거나 레이저를 이용해 폭파시킬 수도 있다.

라파엘의 독특한 레이저 기술은 2㎞ 이내에서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동전만 한 타깃을 7초 이상 목표물로 계속 고정시켜 레이저로 맞혀 격추시킬 수 있다. 라파엘만의 노하우가 축적된 유니크한 기술이다.

※2018년 12월 영국 개트윅 공항을 약 36시간 동안 마비시킨 드론 난입 사건 당시, 드론 행방을 추적하고 드론 조종자와 교신을 교란하는 데에 라파엘사의 드론 돔이 활용됐다고 보도됐다. 영국은 사건 4개월 전인 8월에 드론 돔 6대를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파엘사는 개트윅 공항 사건 이후 드론 돔에 대한 문의가 40% 증가했다고 밝혔다.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

라파엘은 작년 무인항공기 에어로노틱스 회사를 부분합병했다. 라파엘은 그동안 플랫폼을 직접 개발하지는 않았다. 고성능 광학전자센서, 통신장비, 장착무기 등을 개발하는 데에 주력했다. 앞으로 변화하는 트렌드에 따라 라파엘이 가고자 하는 방향에 플랫폼 개발이 있어야 한다고 결정했다. 그래서 에어로노틱스 회사를 합병해 그들의 플랫폼에 우리의 고성능 광학전자센서 솔루션을 합쳐 첩보 수집을 위한 새로운 무인항공 정찰기를 개발할 것이다.

 

 

 

 
 


우리는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전략적으로 전투 중에 사용할 수 있는 중소형 무인기급(나토 규격 Class2 150~600㎏) 정찰기 시장에서 경쟁하기를 원한다. 라파엘의 고급 기술과 에어로노틱스의 플랫폼을 이용해 새롭고 획기적인 상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명형주 KRM 대표]



명형주 대표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실리콘밸리 HP와 바이오텍 회사 Genentech 등에서 IT 전문 컨설턴트와 매니저로 17여 년간 일하다 2012년 이스라엘에서 미디어 회사 KRM을 설립해 대표로 재직하고 있다.

 

출처 | 매일경제 2020.08.09 ▶원문보기

이전글 [양낙규의 Defense Club]K-11 복합소총 역사 속으로 사라지나 [2020.08.09 아시..
다음글 "괜히 가시에 찔리지 말고 물러서라" 숨기기보단 드러내기 [2020.08.10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