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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더 더 더, 가벼운 ‘초소형 정찰위성’이 몰려온다 [2020.08.17 한겨레]
작성일 2020.08.18 조회수 2564

군, 2020년대 중반까지 개발·발사
중·대형 위성보다 10분의 1 비용
32기 띄우면 재방문 주기 30분
스타링크·플래닛랩스 등 민간 활발
미군 초소형 1천기 ‘블랙잭’ 추진

인공위성 등을 이용한 우주전력 상상도. 국방부 제공

인공위성 등을 이용한 우주전력 상상도. 국방부 제공

초소형 정찰위성이 몰려온다.

 

국방부가 최근 ‘2021~2025년 국방중기계획’에서 2020년대 중반까지 대북 감시·정찰 능력 확대를 위해 초소형 정찰위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을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군의 감시·정찰 능력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위해 보강해야 필수 전력으로 꼽혀왔다.

 

 

그동안 우리 군은 대북 군사정보 확보를 위해 RF-16 ‘새매’와 ‘금강·백두정찰기’ 등을 운용해왔다. 새매와 금강정찰기는 주로 영상 정보를 수집에, 백두정찰기는 신호 정보 수집에 특화돼 있다. 최근엔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RQ-4) 4대가 도입돼 최근 실전 배치를 앞두고 있다. 글로벌호크는 고도 1만8000m 이상의 상공에서 레이더와 적외선 탐지기 등을 이용해 주·야간 구별 없이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작전반경 2만2천여㎞(1만2300 해리)로 재급유 없이 최대 32시간을 날며 한반도 주변을 공백없이 정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그러나 이들 정찰 자산은 군사분계선(MDL) 상공을 넘어갈 수 없기 때문에 북한 지역을 들여다보는 데 한계가 있다. 지구 곡면에 따라 군사분계선에서 먼 곳이나 높은 산악지역 북사면 쪽에는 감시 카메라가 미치지 않는다.

 

정찰위성은 이런 사각지역 없이 정찰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군 당국은 이미 2025년까지 1조2214억원을 투자해 고성능 영상레이더(SAR) 위성과 광학·적외선(EO/IR) 위성 5기를 획득하는 425사업을 진행 중이다. 425사업은 한때 정찰위성의 운영 주체를 둘러싸고 국방부와 국가정보원, 과기정통부 등이 마찰을 겪으며 사업 추진이 애초 계획보다 늦어졌다. 논란 끝에 국방부가 관제권을 행사하되 수집된 정보는 국정원 등과 공유하는 방식으로 이견이 정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최고 수준의 해상도를 갖춘 이들 정찰위성이 계획대로 개발·발사된다면 감시·정찰 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양막을 설치한 스타링크 위성.

차양막을 설치한 스타링크 위성.

그러나 정찰위성 5기로는 재방문 주기가 약 2시간에 이르는 등 감시 공백이 비교적 길다는 단점도 있다. 재방문 주기란 인공위성이 특정한 지역의 상공을 지나간 뒤 다시 그곳을 지나가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재방문 주기가 길수록 해당 지역에 대한 정찰 공백 기간도 길어진다. 북한군이 정찰위성의 재방문 주기를 이용해 핵·미사일 전력을 운용하는 방식으로 정찰위성의 감시망을 무력화할 수 있다.

 

초소형 정찰위성은 이런 정찰 공백을 메워줄 수 있다. 국방과학연구소(국과연·ADD) 관계자는 최근 언론 설명회에서 “이론적으로 초소형 위성 32기를 저궤도에 올려 운용하면 재방문 주기는 30분 정도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위성은 통상 크기와 무게를 기준으로 대형, 중형, 소형으로 분류된다. 발사 무게가 500㎏ 이하이면 소형위성, 500~1000㎏이면 중형위성, 1000㎏ 이상이면 대형위성이 된다. 500㎏ 이하의 소형위성은 더 세분화해, 100~500㎏은 소형위성, 10~100㎏은 초소형위성, 1~10㎏은 나노위성, 100g~1㎏은 피코위성, 100g~10g은 펨토위성으로 분류하며, 통상 100㎏ 이하를 초소형위성으로 통칭한다.

 

소형위성은 저비용으로 개발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최근 광학·전자 부품의 성능이 향상되고 집적화가 높아지면서 작은 위성으로도 원하는 성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개발·제작 비용은 중·대형 위성의 10분의 1 수준에 그친다. 내년 하반기 발사예정인 중·대형급인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위성) 6호는 총사업비가 3385억원인 반면, 2018년 12월 발사된 107㎏인 ‘차세대 소형위성’ 1호 개발에는 324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비용은 위성 개발 경험이 축적되고 기술이 발전하면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018년 12월 발사된 차세대 초소형위성 1호기. 과기정통부 제공

2018년 12월 발사된 차세대 초소형위성 1호기. 과기정통부 제공

소형위성은 이미 민간 부문에서 활용되고 있다. 미국의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 X’는 소형위성 1만2000여기를 띄워 지구상에서 인터넷 사각지대를 없앤다는 ‘스타링크’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7일엔 10번째 소형위성 57기를 ‘팰컨-9’ 로켓으로 한번에 발사해, 스타링크 위성을 595기로 늘렸다. 위성 이미지업체 ‘플래닛 랩스’도 저궤도에 초소형위성 150여기를 올려놓고 전 지구를 거의 실시간으로 이미지 스캔해 필요한 이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군사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미군은 이미 세계 최강의 정찰위성 시스템 ‘키홀 시리즈’(KH-11)를 운용하고 있지만, 앞으로 100~400㎏ 무게의 초소형위성 1000여기를 저궤도에 올려 새로운 군사 위성망, 일명 ‘블랙잭’을 구축한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먼저 2022년까지 20기를 발사하고, 2026년까지 1000기를 모두 쏘아 올린다는 목표다. 이 위성망은 초음속기의 탐지·추적, 적의 공격 행위 교란, 위치와 내비게이션, 타이밍 관련 데이터 제공 등 6가지 유형의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우리 군 당국은 66㎏ 이하의 초소형 정찰위성에 영상레이더(SAR·사르)를 탑재해 최대 1m의 해상도를 구현할 계획이다. 영상레이더 사르는 지상의 목표물에 레이더 전파를 쏘아 되돌아오면 이를 영상으로 변환하는 시스템이어서, 광학 카메라와 달리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고 전천후로 작동한다.

 

미군이 올해 말부터 쏘아올릴 ‘블랙잭’ 군사위성망 상상도. 미국 국방부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제공

미군이 올해 말부터 쏘아올릴 ‘블랙잭’ 군사위성망 상상도. 미국 국방부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제공

초소형 정찰위성 사업은 이미 지난해 12월 국과연의 미래기술도전사업 과제로 선정돼 2023년 11월까지 200억원의 예산으로 진행되고 있다. 개발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2025년까지 양산 및 운용에 들어갈 계획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최근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으로 고체연료 로켓의 사용 제한이 철폐된 만큼 이들 위성 발사에 고체연료 로켓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425사업으로 추진되는 중·대형 정찰위성 5기와 초소형 정찰위성이 함께 운용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초소형 위성 사업은 정부 차원에서도 추진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1월 국가우주위원회를 열어 ‘초소형위성 군집시스템 개발사업 계획’을 의결했다. 올해부터 2027년까지 8년간 약 2133억원을 투자해 100㎏ 미만의 초소형위성 11기를 개발해 한반도 지역의 위성영상 정보 획득주기를 대폭 단축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2024년까지 우선 3년 수명인 광학 해상도 1m 이하의 초소형위성 1기를 개발·발사한 뒤 나머지 10기는 2026~2027년 두 해에 걸쳐 5기씩 발사할 계획이다. 이는 주로 민간 부문에 활용하기 위해 추진되는 것이지만, 군사용 위성과 서로 보완하는 구실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출처 | 한겨레 2020.08.17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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