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소식

제목 전력소요 결정을 위한 단위기능 분석체계 [2020.08.25 국방일보]
작성일 2020.08.26 조회수 2904

국방논단 1815호(한국국방연구원 발행)

이재욱
한국국방연구원 전력투자분석센터
ljw@kida.re.kr

정연오
한국국방연구원 전력투자분석센터
yojeong@kida.re.kr


전력소요를 결정함에 있어 핵심적 의사결정 요소는 군 전반의 작전수행 능력을 대상으로 가장 긴요하고 부족한 분야를 우선적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개별 무기 체계에 국한된 관점을 군 전반의 작전영역을 포괄하는 전장기능 단위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 글에서 살펴볼 단위기능분석체계는 이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분석 틀로서, 앞선 몇 차례 연구를 통해 구축한 것이다. 현재의 전략기획-소요기획 구조에 능력기반기획 개념을 접목함으로써 소요 결정의 타당성을 제고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합리적인 군사력 건설을 위해 합참은 ‘능력기반기획(Capability-Based Planning)’ 체계를 발전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개별 군이나 단위 무기체계의 시각에서 벗어나 통합적 관점에서의 작전수행 능력을 바라보자는 것이다. 군사 선진국의 사례도 벤치마킹해 왔다. 국방기획관리체계, 합동전투발전체계 등 제도를 정비하고, 합참의 전투발전부 주도로 능력기반평가를 수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결과가 전력기획에 효과적으로 연계되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양한 분야의 역량이 함께 발전되어야 하고 시간이 걸리는 일이지만, 대부분의 노력이 제도나 절차 등 형식요소를 중심으로 진행되어 온 까닭도 있다.

이제부터는 실질적인 것에 집중해야 할 때다. 핵심은 미래 군사적 요구능력을 토대로 전력기획을 하도록 하는 의사결정체계와 방법론이다. 먼저 전략기획-소요기획으로 이어지는 합동기획체계에 능력기획을 포함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략기획-능력기획-소요기획의 흐름이다. 능력기획이란 우리가 어떤 능력을 얼마나 가질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현재의 능력이 얼마나 되고, 얼마나 부족한지, 전력을 보강하면 얼마나 좋아지는지를 분석하는 것이 필수조건이다. 이는 관념이나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고, 정교한 방법론이 필요한 일이다. 이 글에서는 설명하고자 하는 ‘단위기능분석체계’가 바로 그것이다. 이는 한국국방연구원이 몇 차례 연구를 수행하여 제안하고 발전시켜온 것이다.

절차와 방법

단위기능분석체계는 개별 무기장비 단위가 아니라 전장기능별(이하 ‘기능’과 동일한 개념)로 작전수행 능력을 평가하고 대안에 관한 평가를 수행토록 하는 것이다. 말 그대로 전장기능 단위의 전력기획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의사결정자들이 직접적이고, 명시적으로 기능별 소요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단위기능분석은 전략기획-능력기획-소요기획으로 연계되는 새로운 기획체계를 작동시키는 엔진과 같은 것이다. 절차는 다섯 단계로 구분할 수 있는데, ① 임무-기능 구조 수립 및 대상 기능 선정, ② 임무 시나리오 및 목표설정, ③ 능력평가 수행, ④ 기능별 발전대안 수립, ⑤ 기능별 발전대안 평가의 순서다. 전체를 개괄해 보면 다음 <표 1>과 같다.

1단계는 임무와 기능의 구조를 설계하고 분석하고자 하는 대상 기능을 선정하는 것이다. 임무는 군사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군사전략과 작전수행개념이 구체화 된 방안으로서, 국방부 ‘임무중 심 재원배분체계’에서 정의한 15개를 기본으로 하고, 필요에 따라 세부 임무로 분화하여 활용할 수 있다. 기능은 6대 전장기능을 기본으로 하여 세분화하여 15개 분야, 30개 기능으로 분류하여 사용했다. 설정된 임무와 기능은 행렬구조를 가지는데, 각각의 임무와 기능이 교차하는 점이 “능력”을 나타낸다. 이렇게 임무/기능구조 설계가 완료되면 분석하고자 하는 대상 기능을 선정하고, 해당 기능과 관련된 임무를 식별하여 분석을 위한 세부 계획을 수립한다.
 


2단계는 임무시나리오와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임무 시나리오는 임무수행의 상황과 조건을 서술하는 ‘위협시나리오’와 작전개념과 측정 가능한 효과척도인 ‘임무수행개념’으로 구체화된다. 임무수행 개념은 작전임무에 대한 구체적 수행방안으로서 작전수행 조건, 작전목표, 투입전력 등을 포함하며, 임무별 평가가 가능한 수준으로 작성한다. 특히, 작전목표는 측정 가능한 효과척도로 정의하여 임무수행 평가의 지표로 활용한다. 목표는 임무에 관한 제반 사항을 기술하는 임무 시나리오의 틀 안에서 명시해야 한다. 임무별 목표설정 시에는 전략수행 개념과 위협별 대응수준을 고려하여 실현 가능한 복수의 포트폴리오를 수립할 수 있는데, 최종적으로는 군사전략 중점, 가용예산과 기능별 추진 중점을 고려하여 최종적으로 선정한다.
 


3단계는 앞서 설정한 임무-기능 구조를 이용하여 실제 능력평가를 수행하는 단계로 서, 식별된 능력영역(임무-기능)에 대해 현 능력을 평가한다. 이는 임무목표 달성관점에서 해당 기능의 부족도를 평가함으로써 능력개선 필요성을 판단하기 위한 것이다. 이때 임무를 세부 임무로 분할하여 목표수준 대비 달성 가능한 임무 수준인 “기능충족도”를 산정한다. 기능충족도는 목표수준에서 기능부족도를 뺀 값이다. 세부 임무별 능력평가는 임무의 특성에 적합한 정성적 (AHP, 델파이 등), 정량적(M&S, 전력지수, 간이모형 등) 방법론을 활용하여 평가한다. 세부 임무 충족도를 가중평균하면 임무충족 도를 산출할 수 있다. 각 임무 내에서 세부 임무의 가중치는 델파이 등의 방식으로 미리 결정해 놓아야 한다.
 


4단계에서는 능력을 보강하는 데 관련된 체계(무기 또는 장비)를 선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능력발전 대안을 구성한다. 대상 체계에는 해당 기능을 위해 결정된 중장기 소요를 포함하도록 하며, 기술발전 추세를 고려하여 미래 운용 가능성이 있는 것들도 추가로 고려할 수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현재 결정된 소요들을 계획대로 전력화하는 방안, 계획된 전력을 전력화하지 않고 현 전력을 유지하는 방안, 특정 소요의 증분효과를 판단하기 위해 특정 소요를 가감하는 안, 특정 소요를 다른 소요로 대체하는 안 등을 대안으로 놓고 평가하는 것이다.

5단계에서는 앞서 대안으로 구상한 능력 발전대안에 대해 작전효과를 평가한다. 작전요소 평가에서는 능력발전대안(개별 신규체계 혹은 체계조합)을 전력화할 때 작전효과가 얼마나 개선되는지를 본다. 이를 위해, 임무의 특성과 현 능력평가 방법론을 고려하여 적합한 평가 방법을 결정하고, 각 능력별 작전효과에 대한 평가를 수행한다. 각 대안에 대한 평가 결과를 그 수준에 따라 상(초록색)-중(노란색)-하(빨간색) 등 등급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렇게 평가된 능력들은 기능 단위로 취합하여 기능충족도로 산출되며, 이를 통해 능력개선 효과를 최대화하는 방안을 선정할 수 있다. 이후 비용요소, 기술요소, 비물자적요소(전력지원체계)에 대해서도 평가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적용사례

이상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5단계 절차로 구성된 단위기능분석체계를 한국국방연구원의 연구를 통해 구축했고 시범적으로 사용해 보았다. 엑셀기반으로 구현해서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개별 능력영역에 대해 M&S, 전력지수 등으로 분석된 작전효과 평가값을 입력하여 기능 관점에서 기능별 부족도와 상대적 중요도를 트리맵과 웹차트 등을 통해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 ‘화력-전술타격’ 기능을 대상으로 한 사례를 간략히 설명하기로 한다.

분석대상인 ‘화력-전술타격’ 기능과 관련된 임무로는 ‘대화력전 수행’, ‘FEBA전투 수행’을 선정했다. 먼저 대화력전 임무는 M&S 모델을 통해 동태적 분석을 수행하였다. 임무 시나리오는 ‘임무중심 재원배분체계’에서 정의한 것을 기본으로 구체화했고, 임무척도는 ‘장사정포 파괴율’, ‘사격량 감소율’ 등으로 설정했다. FEBA전투 임무는 전력지수를 이용한 정태적 분석을 수행했는데, 임무척도는 ‘교전 초피아 전력비’로 설정했다. 전력지수는 설정된 임무 시나리오와 그 임무에 투입되는 피아전력을 파악하여, 각 전력에 대한 무기지수를 산출하고, 투입되는 무기의 수를 곱하여 산출했다. 임무 특성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작전효과 분석을 수행하여 능력영역별 평가치를 산정하고 이를 취합하여 해당 기능의 충족도를 판단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현 능력뿐 아니라, 부족 능력에 대한 다양한 능력 발전 대안들도 평가할 수 있다. 가령 전술타격 기능에 대한 발전대안으로써 현 능력을 유지하는 안, 체계 A를 전력화하는 안, 체계 B를 전력화하는 안, 체계 A와 B를 동시에 전력화하는 안 등을 설정할 수 있다. 수립한 방안들에 대해서는 기능분석체계를 활용하여 각 방안별로 기능충족도를 산출하고, 이를 통해 방안별 상대적인 작전효과 분석을 수행할 수 있다.

평가결과는 아래와 같이 트리맵과 웹차트를 통해 시각적으로 표현하는데, 다양한 대안 간의 평가결과에 대해 쉽게 비교할 수 있다. 아래 그림의 왼쪽은 트리맵인데, 각 임무는 사각형으로 표현되며, 면적은 임무의 상대적 중요도를, 색상은 기능충족도를 의미한다.
 


지금까지 능력기획을 포함하는 새로운 개념의 전력기획체계를 구현하기 위한 의사결정지원체계로서 단위기능분석의 절차와 수행방법을 설명했다. 서두에 말한 바와 같이 단위기능분석체계는 개별전력 위주의 의사결정 구조를 작전임무를 고려한 전장기능단위 의사결정 구조로 전환함으로써 소요결정의 타당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다. 말하자면 기획-계획-획득-운영을 포괄하는 총괄적 연계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단위기능분석체계가 작전수행능력을 체계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한다는 점도 큰 장점인데, 이를 토대로 군사력건설 방향을 수립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분석 대상을 모든 전장기능으로 확대할 경우, 취약한 능력영역을 중점적으로 보강하는 한편, 이미 충분한 능력영역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증강을 방지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제한된 예산으로 가장 효과가 높은 대안을 논리적인 방식으로 찾아볼 수 있고 그 결과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보여주기 때문에, 보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해질 것이다.


출처 | 국방일보 2020.08.25 ▶원문보기 

이전글 철갑탄도 못 뚫는 방탄판…해외 러브콜 잇따라 [2020.08.23 매일경제]
다음글 광주시, 드론산업 육성 본격 나선다 [2020.08.26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