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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K2 흑표, 6년만에 '국산 파워팩' 장착 재추진…수출길 열리나 [2020.08.28 news1]
작성일 2020.08.28 조회수 2212

방사청, 변속기 관련 모호한 국방규격 개정…국산화 의지
국산파워팩 달고 3차 양산시 유럽·중동 등 수출 본격화

K-1A2 전차가 사격을 하고 있다. 2018.9.14/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방위사업청이 K2 흑표 전차(K2 Black Panther)에 국산 변속기를 적용하는 방안을 6년만에 재추진하면서 전차 3차 양산에 국산 파워팩이 장착돼 수출길이 열릴지 주목된다. '파워팩'은 엔진과 변속기, 냉각장치를 통칭하는 용어로 '전차의 심장'으로 통한다.

K2 흑표 전차는 K9 자주포와 함께 국산 명품무기로 꼽히지만, 파워팩을 완전 국산화하지 못하면서 수출에 걸림돌이 돼 왔다. 엔진은 두산중공업이 국산화에 성공했지만, S&T중공업이 맡은 변속기는 내구도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독일 RENK사 제품을 쓰고 있다. 이 때문에 수출대상국과 협의에서 독일 측의 승인도 구해야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방사청은 형상통제심의회를 통해 국산 변속기 등과 관련한 국방규격을 개정했다. 개정된 국방규격은 내구도 결함의 정의와 최초 생산품 검사의 재검사 방법등을 구체화했다.

방사청은 개정된 국방규격을 적용해 최초 생산품 검사에서 문제가 없을 경우 K2 전차 3차 양산사업에 국산 변속기 탑재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2003년부터 체계개발이 추진된 K2전차는 처음 1차 양산에선 독일산 파워팩을 적용했다.

방사청은 2차 양산사업부터 파워팩을 국산화하기 위해 2005년부터 964억원(엔진 488억원·변속기 476억원)을 투입, 2014년 독일과 미국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1500마력 파워팩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방사청과 현대로템은 2014년 K2 전차 2차 양산계약(106대)을 체결하면서 국산 파워팩을 장착해 군에 납품하기로 했다.
 

저온(-32도)시동시험 후 주행 중인 K2전차. (방위사업청 제공) 2019.2.20/뉴스1


그러나 양산 과정에서 S&T중공업의 변속기가 내구도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군이 제시한 내구도 평가 기준은 '9600㎞를 고장 없이 달려야 한다'였지만, S&T중공업의 변속기는 7110㎞ 구간에서 작동을 멈춰 2차 양산사업에서 탈락했다.

방사청은 이후 2018년 국산 엔진과 독일산 변속기를 조합한 '혼합 파워팩'을 탑재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6월부터 2차 양산품 106대가 순차적으로 양산돼 실전에 배치되고 있다.

파워팩 국산화에 실패하면서 2차 양산사업은 지연됐다. 이 영향으로 현대로템, 두산인프라코어, S&T중공업 등을 비롯한 많은 연관 업체들이 피해를 입었다. 현재 납품대금 및 계약 미이행에 따른 보증금을 놓고 업체 간 소송전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초생산품 내구도 테스트를 충족하지 못한 S&T중공업에 모든 책임을 돌리기도 어렵다. 국산변속기 내구도 시험 기준과 관련한 국방규격이 모호하다는 비판이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또 개발 과정에서 독일 파워팩은 새 전차로 운용시험평가(OT)와 개발시험평가(DT)를 받았지만, 국산 파워팩은 이미 운용시험평가 3326㎞와 개발시험평가 9643㎞ 이상을 운행한 전차에 시제품을 탑재해 평가를 받아 불공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방산업계에선 9600㎞를 전차 한 대가 수명을 다할 때까지 달리는 총 거리로 평가한다. 독일산 볼트 파손에 의한 고장도 320시간 동안(9600㎞ 상당) 동작하는 내구도 시험과정에서 발생했다. 

결과적으로 국산 변속기의 최초생산품 내구도 시험평가에 모호한 국방규격의 잣대로 가혹한 테스트가 진행된 셈이다. S&T중공업이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유다.

S&T중공업은 "당시 내구도 시험에서 자체 성능에는 문제가 없었음에도 국방규격 해석에 대한 혼선으로 2차 양산분에 국산 파워팩을 탑재하지 못한 것"이라며 "개발비 등 막대한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고 말했다.
 

 K2 전차가 기동시범을 하고 있다. 2018.10.7/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방사청은 이같은 논란을 해소하고 모호한 규정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기위해 '국방규격'을 구체화했다.

변속기 결함 정의에 대해선 '기본기능(변속·조향·제동)을 상실하거나 심각한 성능 저하가 발생하여 더 이상 시험을 진행할 수 없는 경우를 말한다"라는 내용을 추가했다.

방사청은 K2 전차 3차 양산사업에는 개정된 국방규격으로 최초생산품 검사를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검사 결과에 대해 기관별 이견이 발생하면 전문위원들로 구성된 협의체가 판단하고, 최초생산품 검사 결과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 보고된다. 위원회는 보고 내용을 토대로 국산변속기 적용 여부 등을 포함해 K2전차 3차 양산계획을 정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연내 3차 양산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K2 흑표가 국산 파워팩을 달고 차 양산에 돌입하면 인도네시아, 터키 등을 시작으로 유럽 및 중동으로 수출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는 한국산 파워팩을 장착한 K2 전차 수입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로템으로부터 K2 전차 생산기술을 이전받은 '알타이' 전차를 생산하는 터키도 파워팩 수입에 골머리를 앓고 있어 한국산 파워팩 도입을 기다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폴란드와 노르웨이도 K2 흑표를 주시하고 있다.

왕정홍 방사청장도 국산 파워팩 장착에 성공하면 K2 흑표 전차의 수출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했다.

왕 방사청장은 "K2전차 3차 양산사업은 국산 파워팩을 적용할 마지막 기회"라며 "국산 파워팩이 내구도 검사를 통과하면 K2 전차가 수입산 파워팩을 장착했기 때문에 겪고 있는 수출 승인 문제가 해결 될 것이고, 중동과 유럽 등 세계 각국으로 국산 심장을 단 K2 전차의  수출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news1 2020.08.28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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