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 KOREA 파행 논란 (4)]배진교 정의당 의원, 육군협회 회계결산에 대한 국방부 감사 요구..."방사청 수요조사에서 DX KOREA가 KADEX보다 3.3배 높게 나와"
남지완 기자 입력 : 2023.10.27 12:09 ㅣ 수정 : 2023.10.31 17:13
배진교 의원, "육군협회 10년간 약 10억원 받았는데 회계결산 관리 안돼, 국방부 감사 필요해"
"방사청 수요조사에서 육군협회쪽 참가 업체가 3분의 1에 불과, 육군협회 신뢰 떨어진다는 뜻"
‘DX KOREA(대한민국방위산업전)’가 파행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육군협회가 주최하고 ‘디펜스엑스포’가 주관해온 이 행사는 지난 10년 동안 K-방산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려온 국내 대표적인 방산전시회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올해 육군협회가 돌연 국내 1위 전시기업인 ‘메쎄이상’으로 주관사를 교체하고 전시회 명칭을 ‘KADEX’로 바꾸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내년도 방산전시회의 정상 개최를 위해 이해당사자들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사태의 전모를 알아보고 해결책을 모색해본다. <편집자 주>
배진교 정의당 의원(왼쪽)과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27일 국회서 열린 국정감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지난 18일 진행된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기호(국민의힘) 국방위원장과 배진교(정의당) 의원의 육군협회에 대한 질타가 있은 후, 배 의원은 방위사업청(방사청)에 향후 개최될 ‘두 방산전시회(DX KOREA, KADEX)에 대한 수요 설문조사’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육군협회'가 주관사인 '디펜스엑스포(IDK)'의 요청을 받아 지난 10년 동안 주최했던 '대한민국방위산업전시회(DX KOREA)'와 육군협회가 새로운 파트너인 메쎄이상을 주관사로 선정해 추진하려는 'KADEX'가 내년에 개최될 경우 어느 전시회를 선택할 것인지를 묻는 수요조사이다.
배 의원실은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수요 설문조사 결과를 최근 받았다. 뉴스투데이가 배 의원실을 통해 방사청의 수요조사 결과를 취재했다.
그 결과에 따르면 IDK가 내년에 개최하려는 DX KOREA에 대한 수요가 육군협회가 새로운 파트너인 메쎄이상을 주관사로 삼아 개최하려는 KADEX에 대한 수요보다 3.3배 정도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 수요조사 결과 DX KOREA와 KADEX에 참여하고자 하는 기업 수는 각각 비율 26대 8로 집계 돼
배 의원실이 방사청으로부터 수령한 자료의 공식 명칭은 ‘국고보조금 방산전시회에 대한 수요조사’다.
자료에 따르면 방사청 수요조사에 응한 기업은 총 34개사이다. 대기업 8개사, 중소기업 26개사 등이다. 이 가운데 DX KOREA와 KADEX에 모두 참가한다고 밝힌 기업은 대기업 1개사, 중소기업 4개사다.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DX KOREA에 대한 수요를 밝힌 기업은 총 26개사며, 대기업이 6곳, 중소기업이 20곳이다. KADEX에 대한 수요를 밝힌 기업은 대기업 2곳, 중소기업 6곳이다.
DX KOREA와 KADEX의 수요 참여를 총 비율로 살펴보면 26대 8이라는 수치가 나온 것이다.
배 의원실 관계자는 “자료에 대한 사실만 언급 하자면 육군협회가 (방산전시회 이름을) KADEX로 변경하고 전시회를 추진하는 게 업체들 내에서는 수요도가 낮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육군협회가 그만큼 신뢰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겠냐. 기존에 진행돼 왔던 DX KOREA라는 행사를 그대로 했으면 하는 업체의 요구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그리고 이번에 (육군협회-IDK-메쎄이상 간) 문제가 발생했기에 국방부 주도로 방사청과 육군협회가 함께 방산전시회를 공적 관리를 할 수 있는 바른 형태의 주최 주관을 만드는 이런 계기를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육군협회가 (최근에) 이렇게 (전시회를) 추진해온 것도, 그만큼 신뢰를 못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런 사실이 확인 된 것 아니겠냐”며 “이번에 나타난 갈등을 근거로, 문제도 됐고 육군협회의 신뢰성도 떨어지니까, 이를 계기 삼아 제도 개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배 의원이 지난 18일 국감 질의 때는 방사청이 주도가 돼야 한다고 했는데 27일 국감에서는 국방부 주최를 언급하나"라는 질문에 대해 “방사청이 (전시회 개최) 주도를 해도 되고 국방부가 주도를 해도 된다”며 “방사청과 미팅을 가져본 결과 국방부가 담당하는 게 나을 거 같다”고 밝혔다.
또 “여태까지 행사를 진행한 업체는 양쪽(IDK, 메쎄이상) 다 육군협회가 선정해서 진행한 것이기 때문에, 이 방식이 잘못됐다고 주장 하는 것이다”며 “왜냐하면 육군협회는 이 과정에서 뭘 하지도 않았는데 수익을 수령한 것 아니냐. 그래서 구조에 대한 문제가 있다고 강조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전시회를 진행해왔던 IDK도 민간 기업이지 않느냐. 결국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민간 기업들 간에 싸움이 발생한 것이다. 우리는 양쪽 중 어느 쪽의 편을 들지는 않는다”며 “차라리 이렇게 문제가 불거졌으니 육군본부와 방사청, 국방부가 방산전시회를 향후에 어떤 방향으로 개최·운영해 나갈 건지에 대한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이 같은 방식이 2024년부터 적용 될 것인지는 새로운 판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ADEX 개최 같은 경우는 국방부 내 ADEX 지원 TF를 구축해 전시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같이 육군 방산전시회도 국방부에 유사한 조직을 두는 게 좋다고 본다”며 “즉 국방부가 주최 및 주관은 아니 여도 이 행사에 대한 전체적인 협력을 하는 컨트롤타워가 되면 좋겠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공적 예산이 들어가는 전시회기 때문에 공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배진교 의원 “국방부 차원에서 육군협회가 제대로 업무를 해왔는지 감사 필요”, "국민의 혈세가 들어가고 우리 장병들의 노동이 들어간 행사, 방사청 주최를 적극 검토해야"
배진교 의원은 27일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 질의서에서 '방산전시회에 대한 공공관리 감독 강화'를 강조했다. 이날 국감에는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출석했다.
배 의원은 뉴스투데이에 미리 제공한 질의서에서 신원식 장관과 엄동환 방사청장에게 각각 2가지와 1가지 사항에 대해 물었다. 배 의원은 우선 “이런 (육군협회-IDK-메쎄이상 간) 분쟁이나 분란은 K방산 수출이나 산업발전에도 전혀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며 “이 문제의 기준은 명확하다. 공적 자금이 들어간 곳에는 공적 감시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육군에서 전시회를 할 때마다 최대 24종의 무기와, 최대 1200명의 장병들을 지원하고 행사비용 3억원을 별도 예산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방사청도 전시회에 참여한 업체들에게 행사 이후에 전시회 참가에 들어간 실비용을 지원금 형태로 지원하는데, 다 합치면 지난 10년간 들어간 공적 자금, 세금이 수십억원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 배 의원은 “그런데 이 행사를 주최하는 육군협회는 그냥 민간 단체다. 육국참모총장도 육군과 육군협회는 아무 관계가 아니고, 육군협회는 육군을 지원하는 민간협회일 뿐이라고 확인했다”며 “그런데 이런 육군협회가 행사 주관사에게 해마다 2~3억원의 수익금을 요구했고, 지난 10년간 약 10억 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말 그대로 방산전시회가 전문성이 없는 민간단체 돈 벌이 수단이 된 것이다”고 강조했다.
특히 “공적 자금과 인력이 들어간 사업이 특정 민간단체의 수익 사업으로 전락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집중 추궁했다. 배 의원은 “육군협회 홈페이지에 공개된 수입과 지출현황을 봐도 지상무기 방산전시회 수입이 언제 어떻게 들어온 것인지 확인이 안된다”며 “회계결산을 국방부로 보고하고 있는데, 전체자료가 1~2장으로 굉장히 형식적일뿐 아니라 관련 자료를 비교해 봐도 행사 연도와 맞질 않는다. 심지어 해마다 낸 자료 양식이 다르다. 한마디로 관리가 안되고 있다는 거다”고 질타했다. 이어 “국방부 차원에서 육군협회가 제대로 해 왔던 것인지 감사가 필요하다”며 “결산을 보고 받는 이유는 관리 주체가 국방부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배 의원은 엄 방사청장에게 “이번 문제 관련해서 방사청이 직접 주최하는 것에 대해서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이게 조심스러워할 문제냐”면서 “국민의 혈세가 들어가고 우리 장병들의 노동이 들어간 행사는 조심스러워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사청에서 진행했다는 전시회 참가 업체들의 수요도 조사 결과도 받아봤다. 육군협회쪽으로 참가하겠다는 업체가 전체 수요도 참가 업체의 3분의 1밖에 안된다. 이는 전시회와 관련해서 그 만큼 육군협회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국방부나 방사청이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기회에 지상군무기전시회의 구조를 투명하고 효율적인 형태로 뜯어고쳐야 한다“며 ”국방부는 이미 (공군의) ADEX에 대해서는 지원 TF를 꾸려서 지원하고 있지 않은가. 지상군무기전시회도 국방부가 어떤 형식의 운영체계, 지원체계가 필요한지 방사청과 육군본부가 함께 머리 맞대고 이번 기회에 방산전시회를 공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ainik@news2day.co.kr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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